728x90 분류 전체보기185 [Lifelog] 다낭+호이안 여행일기 7년만에 다낭과 호이안 여행을 다녀왔다. 노동절은 베트남에서도 긴 연휴라 가는 곳마다 사람이 꽤 많았고, 꽤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Day 1 (다낭) 밤 9시 가까이 출발하는 밤비행기를 탔다. 현지 시간으로는 11시 가까이 도착했지만 다낭은 공항과 시내가 택시로 10~15분 거리라서 12시 전에 호텔 체크인이 가능했다. 도착해서 그냥 씻고 잠 Day 2 (다낭 - 호이안) 도착해서 잠만 자고 다음날 호이안으로 이동할거라 다낭은 가성비 숙소로 예약했다. 한강뷰도 예쁘고 박당거리 대로변에 있어 택시 잡기도 쉽고 한시장도 가까워 위치는 좋았다. 직원들도 친절했고 조식도 괜찮고 그저 무난했지만 객실 복도가 너무 어두웠고 좁은 욕실이 아쉬워서 또 갈 생각은 없다. 경기도 다낭시의 면면들 핑크핑크 다낭성당. 유.. 2023. 5. 13. [Tea] 타바론_NYC 브렉퍼스트(Tavalon_NYC Breakfast) 이 티스토리는 점점 teastory가 되어가는 것 같다. 집에 갇힌 김에 차를 평소보다 더 열심히 마시니 찻잎이 엄청 나왔다. 시간 여유가 좀 있는 김에 아껴두었던 타바론 NYC 브렉퍼스트를 꺼냈다. 100도에 5분. 우유를 넣을 것을 감안해서 조금 진하게 우렸다. 수색은 진한 적갈색이다. 우유를 살짝 부었고 설탕은 타지 않았다. 캔버라 브렉퍼스트, 요크셔 골드와 더불어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보다 더 풍미가 좋은 차였다. 뉴욕시티의 이름이 붙었지만 영국식 밀크티를 위한 완벽한 선택이다. (티백인 것부터 글러먹긴 했지만) 조지 오웰이 제안하는 11가지 원칙에 따라 맛있는 홍차 한잔을 만들어 보기에 적합하다. https://www.orwellfoundation.com/the-orwell-foundation/o.. 2023. 4. 22. [Lifelog] 2023년 4월의 근황 친구의 결혼식에서 축사를 했다. 청첩장을 받으면서 혼인신고서에 증인으로 서명을 하던 날에는 왠지 갑자기 눈물이 나서 당황스러웠는데, 결혼식 당일에는 신부와 다른 사람들은 조금 울렸지만 다행히 나는 울지 않고 읽었다. 결혼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첫번째 가족을 맞아들이는 일이다. 그래서 혼자 축사를 쓰고 시를 읽어볼 때는 조금 울컥했다. 함께 힘들고 즐거웠던 한 시절을 돌아보고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서의 안녕을 바라며 배웅을 하는 심정이라서. 그리고 결국 뒤늦게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발열과 오한이 조금 있고 목이 조금 부었지만 후각과 미각도 정상이고 증상이 그리 심하지는 않아 그냥 감기겠거니 했다. 그런데 혹시 몰라 축사 미션을 마치고 곧장 검사를 하러 갔더니 양성이었다. 거의 모든 집단에서 최후의 1인으로.. 2023. 4. 22. [Tea] 힐카트 테일즈_다즐링 무스카텔(Hillcart Tales_Darjeeling Muscatel) 짐 톰슨 하우스에서 애인분이 사준 파우치의 용도를 결정했다. 화장품 파우치로 쓰자니 더럽혀질 것이 아까워서 뭣에 써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티백을 담는 가방(티백백)으로 쓰면 딱이겠다 싶었다. 힐카트테일즈는 처음 마셔보는 브랜드이다. 포장부터 육각기둥 모양으로 아주 고급스럽다. 다즐링 무스카텔이란 무엇인가? https://en.wikipedia.org/wiki/Muscatel_(tea) Muscatel (tea)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Muscatel refers to a distinctive flavor found in some Darjeeling teas, especially the second-flush teas. It has .. 2023. 4. 6. [Tea] T2_시드니 브렉퍼스트(Sydney Breakfast) T2 의 두번째 도시, 시드니의 아침밥. 역시나 40g이고, 디자인이 몹시 귀엽다. 시드니 브렉퍼스트 블렌드의 재료는 홍차와 천연 베르가못 향이다. 재료만 봐도 대충 무슨 맛이 날지 알 것 같은 얼그레이 계열의 홍차다. 보고 있기만 해도 흐뭇한 귀여운 가리비 모양 티 캐디 스푼을 샀다. 매우 앙증맞다. 찻잎 계량용 미세저울도 샀다. tare 버튼을 누르면 접시 무게를 덜어줘서 쉽게 찻잎 무게만 계량할 수 있다. 티 캐디스푼으로 딱 한 스푼 뜨니까 3.3g이 나왔다. 로즈우롱을 떴을 때는 2.5g 정도가 나왔는데, 시드니 브렉퍼스트는 찻잎이 자잘한 편이라 똑같이 한 스푼을 떠도 무게가 더 많이 나갔다. 물 양은 대충 찻잎과 물의 비율을 1:10으로 해서 300ml 조금 넘게 했다. 100도에 3분 퇴근길에.. 2023. 4. 6. [Tea] (구)식민지와 (구)식민제국의 로즈티(압끼빠산드 하이마운틴 로즈우롱 vs. 웨지우드 잉글리시 로즈) 차 덕후로 소문이 나서 생일선물로 찻집 차려도 될만큼 선물을 받았다. 친구들 감사해요. 특히 나의 첫 장미차였던 위타드 잉글리시 로즈와 아직 마셔본 적 없는 인도 브랜드 압끼빠산드(Aap Ki Pasand)의 하이마운틴 로즈우롱을 선물받았다. 둘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듯해서 각 한잔씩 내려보았다. 1. 위타드 잉글리시 로즈 홍차 95%, 장미향 5% 잉글리시 로즈는 실제 장미잎은 들어있지 않고, 가향홍차다. 뜻밖에 원산지는 독일이었음(???) 그보다 한글표시사항 스티커로 하필 가장 중요한 brewing instructions를 가려놓아야만 했나요? 아무튼 뜯어내니 2~5분이라고 해서 100도에 3분 티백 이렇게 생겼음. 손잡이가 없다. 2.압끼빠산드 하이마운틴 로즈우롱 압끼빠산드는 인도 고오급 브랜드라고.. 2023. 3. 30. [Tea] 에디션덴마크 오리지널 티팟(Edition Denmark Original) 차 좋아한다고 소문나면 어떻게 되냐면, 생일 때가 되면 1년동안 마실 차 및 기타 그와 관련된 물품들을 선물받게 된다,, 정말 크나큰 오예입니다 요정님이 에디션덴마크 티팟과 맛있는 빅토리아 케이크를 생일선물로 주셨다. 에디션덴마크는 덴마크 차 브랜드인 A.C 퍼치스 티핸들을 수입하고 그밖의 다른 많은 일들도 하고 있는 회사인듯하다. 아름답다. 저 최근에 티팟 깨먹은거 어떻게 아시고..압도적 감사 들어있는 엽서도 예쁘다. 이렇게 쓰는 물건이다. 차 거름망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환경호르몬이 걱정되었지만, 찾아보니 뜨거운 물을 사용해도 안전한 재질로 만든다고 한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겠지,, 예전에도 같은 기능의 사마도요 제품을 쓴 적이 있는데, 홍차는 아무래도 거름망 부분이 착색이 많이 되었다. 세.. 2023. 3. 30. [Tea] 웨지우드 코누코피아(Wedgwood_Cornucopia) 애인분이 또 하나의 티웨어 세트를 사주었다. 웨지우드 코누코피아. 사실은 커피잔 세트라지만 알게뭐람? 나는 차를 따라 마실 것이다. 원숭이도 있고, 달팽이도 있고, 유니콘도 있고, 뱀도 있고, 토끼도 있고, 염소 뿔을 가진 신화 속의 존재도 있다. 밑에 깔린 매트는 작년에 러쉬코리아 20주년 행사에서 받은 것이다. 이건 뭐지? 1인용 돗자리인가? 하고 별 생각없이 놔뒀었는데 러쉬가 영국 회사라는 점을 간과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티매트로 쓰라고 준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깔아봤다. 그동안 고생한 포트넘 찻잔들에게 잠깐 안식년을 주고 당분간은 이 친구들을 써야겠다. 2023. 3. 30. [Lifelog] 방콕 여행일기 5년만에 3박4일 방콕을 다녀왔다. Day 1 멀쩡한 시간대의 직항편이 없어서 홍콩에서 환승해서 방콕으로 가는 캐세이퍼시픽을 타고갔다. 왕복 모두 환승하는 바람에 기내식을 네번 먹게 됐는데 (생긴건 맛없어보이지만) 대부분 꽤 괜찮았다. 끼니마다 아이스크림 줘서 하루에 하겐다즈 2개 먹은 사람됨~ 순 비행시간은 약 7시간이었고, 환승 간격은 1시간 15분이었다. 환승시간 부족할까봐 조금 걱정했는데 딱 충분했다. 지연되지 않으면 별 문제 없을듯하다. 입국 당일은 내 생일이었는데, 입국심사관이 여권을 보더니 Happy birthday!하고 해맑게 인사도 해주었다. 도착시간이 러시아워 무렵이고 방콕의 교통체증은 워낙 악명이 높아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공항철도를 타고 들어갔다. 지난번에는 아속(수쿰윗)역 근처에 호.. 2023. 3. 26. [Tea] T2_캔버라 브렉퍼스트(Canberra Breakfast) 애인분이 호주 출장갔다가 T2 홍차 세트를 사다주었다. 호주의 세 도시 캔버라, 멜버른, 시드니의 이름을 딴 브렉퍼스트 블렌드다. 정식 수입이 안되어서 직접 가서 사는거 아니면 직구해야 한다고 한다. 아껴먹어야지~ 40g 틴이다. 디자인도 몹시 귀엽다. 캔버라 브렉퍼스트 블렌드는 홍차에 오트, 코코넛, 시나몬, 장미, 카카오껍질이 들었다. 뚜껑을 열면 짙고 고소한 곡물향과 약간 매캐한 시나몬, 달콤한 코코넛향이 묘하게 섞인 매혹적인 향이 난다. 한 스푼 꺼내보면 섞여있는 여러 재료들이 보인다. 1ts, 100도, 3분 뜨거울 때 한모금 마시면 시나몬인데 식으면 코코넛향이 강하게 올라온다. 우유를 살짝 따라 마셔도 맛있다고 적혀있다. 겨울의 맛이다. 추위는 싫지만 겨울의 분위기가 그리울 때 꺼내 마셔보기를. 2023. 3. 21. [영화리뷰]《애프터썬(Aftersun),(2022)》, 샬롯 웰스 필름클럽 에피소드로 을 알게 되었다. 2월에 에무시네마에서 관람하고 나서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제야 정리한다. 영화는 서른한 살 아빠 캘럼(폴 메스칼)과 열한 살 딸 소피(프랭키 코리오)가 튀르키예 토레몰리노스에서 보낸 여름휴가를 담은 오래된 캠코더 화면으로 시작된다. 캘럼은 소피의 엄마와는 이혼해 고향인 스코틀랜드를 떠나 런던에 혼자 지내고 있고, 소피의 방학마다 부녀가 함께 휴가를 보내온듯하다. 여러 장면에서 캘럼이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카펫 가게에서 우두커니 기대어 있는 얼굴이, 어느 날 혼자 어두운 밤거리를 헤매다가 밤바다로 무작정 걸어 들어가는 뒷모습이, 한밤중에 침대에 맨몸으로 앉아 오열할 때 들썩이는 등뼈가, 딸에게 강박적으로 호신술을 .. 2023. 3. 6. [Lifelog] 코우엔_이수_스시 오마카세 이수 스시 오마카세 '코우엔'에 다녀왔다. 디너 5시, 7시 30분 두 타임이 있다고 한다. 코스는 차완무시+전채+스시 12p+히츠마부시+마끼+디저트 구성이었다. 일관성 있는 어엿븐 식기들. ★표시는 특별히 맛있었던 것 트러플오일을 살짝 쳤고 가쓰오부시 맛이 진하게 나는 담백한 계란찜을 다 먹고 나면 전채가 나온다. 오키나와산 해초(이름 까먹음)+흰다리새우+한치+구운가지+미니아스파라거스+계란부스러기(이름 까먹음) 조합인데 담백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식욕을 돋운다. 이름을 잊은 저 해초의 식감이 좋아서 싹싹 다먹었다. 샤리가 사르르 부드럽게 풀어진다. 우니가 신선한 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았다. 미세하게라도 비리거나 받치는 맛이 없이 쫙쫙 붙는 감칠맛이 났던 청어 이거 진짜 맛있었다! 윗부분이 크림브륄레같이 아.. 2023. 3. 5. [Lifelog] 지방 출장, 본가 방문, 찻집(20230213-20230219) 전화도 많이 왔고, 지방 출장도 다녀왔고 프로젝트 마감도 다가온 바쁜 한 주였다. 출장 간 김에 주말까지 본가에 있으면서 재택근무를 했다. 업무량은 사무실 출근한 날보다 결코 적지 않았지만 한적한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하는 시간만은 여유로웠다. 바쁠 때도 주 2회 랭디 전화영어 수업은 빼먹지 않으려고 한다. 여러 선생님과 수업을 진행해봤는데 마음에 드는 선생님을 한 분 찾았다. 너무 발랄하거나 수강생보다 본인이 더 말을 많이 하는 분들은 잘 안맞는다고 느꼈는데, 이 선생님은 차분하고 지적이고 수강생이 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경청해주는데다 좋은 표현도 잘 알려주셔서 대화 자체가 즐겁다보니 말을 더 잘하게 된다. 그런데 남들도 역시 이 분 수업 좋은 건 다 알아서 예약 잡기가 어렵다. 뜻밖에도 옛날돈까스 투.. 2023. 2. 20. [Lifelog] Chat GPT와 노동법, <대신 심부름을 해다오>, 홍가리비 감바스, <애프터썬> (20230206-20230212) 챗 GPT에게 간단한 노동법 질문을 해보았다. 노동관계법 위반이 되는 사항에 대해서 제법 그럴듯하게 말이 되는 진술을 잘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영어 기반이고, 부당노동행위가 'unfair labor practices'로 번역되는데 그게 일반적으로 위법한 노동관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법률용어라는 것까지는 아직 인식을 못해서 그런지 대한민국의 노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의 개념에 부합하는 대답을 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다른 주제로 대화를 좀 진행하다보니 이용자와의 직전 대화 내용도 곧바로 학습하고, 이용자가 한 대답을 다음 답변에 활용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등 약간 소름돋을 만큼 똑똑해졌다. 물론 지금도 구글링만 하면 나오는 내용에 대한 자문요청도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즉각적인 일자리의 .. 2023. 2. 13. [Lifelog] 더마켓키친, 우육면관, 기고 (20230130-20230205) 대충이라도 매주 기록하는 삶을 살아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자꾸 무기력해져서 조금씩 밀리고 있다. 포시즌스호텔 더마켓키친을 방문했다. 땅 파다가 유적이 나왔는데 차마 덮어버릴 수가 없었는지 바닥을 투명하게 처리해서 조선시대 집터 같은 유적을 발 밑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접시 들고 걸어 다니다 보면 조금 어지럽지만 나름대로 멋은 있었다. 해산물 메뉴와 디저트 퀄리티가 좋았다. 이용시간은 입장시간부터 2시간 제한이 있고, 탄산음료나 주류는 별도로 주문해야 하지만 물과 탄산수, 커피와 차 메뉴는 포함이다. 나는 사치품에 대한 물욕은 적은 편인데 경험에 대한 욕심은 아주 많은 편인 것 같다. 제일 만족스럽고 아깝지 않은 소비가 뭐였는지를 생각해 보면 주로 생활을 편리하고 화려하게 하는 물건보다는 사랑하고 좋.. 2023. 2. 13. [Lifelog] 혹한의 연휴, 홍가리비, 스토너 재독(20230123-20230129) 연휴의 마지막날 날씨는 연휴를 떠나보내는 마음처럼 가혹하게 추웠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것 많이 먹으러 다닌 한 주였다. 둘 다 비건은 아닌데 어쩐지 둘이 만날 때마다 비건 음식을 먹게 되는 친구가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만날 때마다 비건 음식을 먹네?"라고 말하니 "응, 다른 음식은 딴사람들 하고도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라는 현명한 답변이 돌아왔다. 많이 대중화된 것 같지만 여전히 싫어하거나 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비건 식당에 가보자는 제안을 선뜻 하기가 어렵기는 하다. 어느 정도 친분을 유지하는 사이의 사람들은 많지만, 결이 맞고 서로에게만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주제가 있는 사이여야 오래가는 것 같다. 아프지 말기를. 때깔 고운 홍가리비 철 지나기 전에 한번 더 주문했.. 2023. 2. 4. [Lifelog] 설 연휴, 새해의 목표, 3000년의 기다림 (20230116-20230122) 연휴 직전에 갑자기 순식간에 마무리해야 되는 사건이 생겨서 엄청 바빴다. 그래도 단위기간당 노동력 부가가치의 최고점을 찍어봐서 신기했다. 연휴 내내 못 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짝 초반에 밤 새니 결과물이 만족스러웠다.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이게 어느 정도의 품이 드는 일이고, 어떤 변수가 생길 수 있고, 어떤 것은 도저히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내가 어느 정도의 기간에 어느 정도 퀄리티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 살면서 가급적이면 안하면 좋은 경험이 많고, 어떤 힘든 시간은 실제로 사람을 죽이거나 신체와 정신에 궤멸적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그렇지만 힘든 시간이 미래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라면 '그 산도 넘어왔는데 이 언덕을 못넘으랴'라는 자신감이다... 2023. 1. 25. [영화 리뷰]《유랑의 달(Wandering/流浪の月),(2022)》, 이상일 스포일러 존재 설 연휴에 명동CGV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을 보고 왔다. 원작은 소설이라고 한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괴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로 낙인찍힌 두 인물이 15년만에 재회한다는 자극적인 설정에 비해서 과히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들이 자칫 지루할만큼 잔잔히 흘러가는데도 러닝타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안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다가 서서히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긴장감은 아마도 첫째는 영화 안에서의 평화로운 시간은 머지않아 반드시 박살나고 말 것임을 예감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소재부터가 전인류적인 금기를 건드리는 것이라 150분동안 삐끗하지 않고 끝까지 줄타기를 잘해주었을 것인지에 대한 기대와 걱정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아홉살 사라사는 아빠가 죽고 엄마는 애인과 살고 있어서 고모 집에서 살고.. 2023. 1. 24. [Tea] 타바론_애프터블랙(TAVALON_AFTER BLACK) 이것도 차의 범주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차가 들어갔으니 리뷰하기로 했다. 집 앞 편의점에 라들러 사러 갔는데 타바론 로고를 발견해버려서 쓸어왔다. 가격은 개당 3,500원이고, 4개 11,000원 이벤트를 한다. 도수는 크림슨 선셋이 4.6%, 애프터 블랙이 5.6%이다. 침출차(홍차, 인도네시아산) / 침출차(크림슨펀치, 독일산)가 각각 포함되어 있다. 이름도 그렇고 데자와에 들어가는 홍차도 인도네시아산이었던 것 같다. 일단 애프터블랙만 따라보았다. 거품 되게 안난다. 색깔도 제법 홍차같다. 청량감이 있는데 끝맛 쌉쌀하고 향긋한 홍차 맛이 나서 기분좋게 마셨다. 차 마시는 사람들은 꽤 좋아할지도! 재구매의사 있음 2023. 1. 21. [Tea] TWG_밀크우롱(TWG_Milk Oolong) 회사 신년 회식하고 다같이 TWG에 갔다. 입구가 예쁘다. 이것저것 다 마셔보고싶어서 심히 고민했지만 한 번 마셔보고싶었던 밀크 우롱을 골랐다. 로네펠트와 마리아주프레르에서는 Milky Oolong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게 있는데 보통 다른 종류에 비해서 좀 비싼 편인듯하다. TWG에서도 1포트 16,000원이다. 공홈에서는 밀크우롱 티백 15개입을 34,000원에 팔고 있다. 갑옷 같은 티팟워머가 입혀져서 나온다. 잔이 낮고 납작하다. 우유 향이 나서 입맛에 안맞고 역하다는 평도 있나본데 나는 맛있었다. 우유 향이 난다고 텁텁한 것은 아니고, 부드럽고 현미같은 구운 곡물맛도 났다. 하지만 맛의 새로운 지평! 美味! 이정도는 아니었고.. 비싼만큼 맛있는지는 모르겠어서 따로 구매할 의사는 없다. 2023. 1. 21. [Lifelog] 랭디, 딥티크 디스커버리 (20230109-20230115)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십 년을 살면서 평범한 삶조차 끊임없이 애를 써야 겨우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과 돌이킬 수 없는 것들만 빼놓고 훌훌 다 내려놓으면 좀 홀가분할까 싶은데 생각이 많아진다. 주 2회 랭디 수업을 하고 있다. 사전에 컨텐츠를 줘서 예습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수다 토픽도 있고, 비즈니스 표현 배우는 토픽도 있는데 수다 토픽이 훨씬 재밌고 발화량도 많아지는 걸 느낀다. 유용한 표현들도 배울 수 있어서 꽤 재밌다. - be on a par with : (질/정도/중요도 등이) 서로 동등하다 - hold one's liquor : 주량을 조절하다 바쁜 내향인 커플의 데이트는 거의 집 근처를 맴돈다. 둘 다 그다지 활동적인 취미를 즐기는 편도.. 2023. 1. 15. [Tea] 카렐차펙_메리크리스마스 티 (Karel Capek_Merry Christmas tea) 성탄 시즌은 이미 지났지만, 봄이 오면 더 뒷북일 것 같아서 지금이라도 크리스마스 티를 꺼냈다. 크리스마스 티는 시즌메뉴라 매년 맛이 바뀐다고 한다. 귀여운 토끼들이 서로에게 차나 한 잔 하자는 인사를 건네는듯한 커버 일러스트가 예쁘다. 역시나 스리랑카 홍차를 베이스로 했다. 딤불라+누와라엘리야 블렌딩이고, 사과+캐러멜 가향인듯하다. 스트레이트로 마실 경우 150ml의 물에 우려내라고 한다. 티백에서는 스파이시한 사과향이 났는데 우려내고 나면 톡 쏘는 듯한 향은 좀 약해진다. 시럽이나 잼이 잔뜩 들어간 파이 같은 달달한 향이 강하고, 사과향도 살짝 난다. 믈레즈나 애플티, 포트넘앤메이슨 애플티와 비교해보면 참 좋겠지만 둘 다 마신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안난다. 집 근처 카페에서 파는 야들야들한 계란빵.. 2023. 1. 15. [Tea] 카렐차펙_밀크 캐러멜(Karel Capek_Milk caramel) 카렐차펙 밀크캐러멜의 티푸드는 철학과 학생들의 워너비 후레쉬베리로 정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마도 철학과 4학년이 되었던 이후로 가끔가다 문득 후레쉬베리가 먹고싶어지는 존재가 되었고, 그것이 그날이었을 뿐이다. 과자 없이도 충분한, 일품 카라멜티라는 설명이 있다. 미안하지만 이미 후레쉬베리가 있다. 산지는 스리랑카 루후나, 카라멜 향과 몰트 향이 난다고 한다. 스트레이트로 마실 경우에 온수 200ml에 3분. 시키는 대로 딱 우려내고 티백을 흔들지 않고 건졌더니 찻잔 밑에 저렇게 진하게 가라앉는다. 밀크캐러멜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끝간 데 없이 달달하지는 않고, 첫맛부터 자칫 약간 떫게 느낄 수도 있게 묵직하다. 입안에 남는 향도 귀여운 패키지와는 달리 발랄하게 달콤하기보다는 약간 씁쓸하고 고소한데 .. 2023. 1. 10. [Lifelog] 이집트 미라전, 노스티모 (20230102-20230108) 지난주에는 노동청 출석을 한 번 갔다 왔다. 공익활동인데 큰 힘 들이지 않고 권리구제 가능할 것 같다고 기대하고 있는 사건이다. 기분이 상하는 날도 있지만 뿌듯함을 느끼는 날도 있다. 전자가 후자보다 적거나 같아야 오래 이 일을 할 결심이 생길 텐데 말이다. 또 어느 날은 다가와서 다리에 머리를 부비는 귀여운 고양이를 만났고, 세잎클로버 문양이 찍힌 기네스 맥주도 마셨다. 두 사람의 연차를 허탕치게 했던 지난 월요일의 수모를 딛고 이집트 미라전에 재도전했다. 토요일 오후 3시쯤 도착했는데 입장 웨이팅이 280분이었다. 곧이곧대로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테라로사에서 두 시간쯤 기다렸더니 5시쯤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서울사람들이 이렇게나 4천년 된 시신을 좋아하는지 몰랐네... 7시에 관람 마감인데 .. 2023. 1. 10. [Lifelog] 2022 연말결산 (20221226-20230101) 교육부장관에게 학교 전담 노무사 위촉장을 받았다. 활동은 계속하고 있었는데 거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 받았다. 내가 개업노무사였다면 어딘가 전시해뒀겠지만 뭐 일단 고스란히 서랍 안으로 연말 보내러 본가 내려가는 길에 진짜 맛있는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셨다. 사실 작년 설날에 동생이랑 집에 내려가다가 아무 휴게소 들어가서 잠 깨려고 아무 커피를 산건데 커피에서 무슨 꽃 향이 나서 감탄하면서 마셨다. 그게 또 생각나서 가계부를 뒤져서 어떤 휴게소였는지 찾아냈다. 경기도 화성 쪽에 있는 매송휴게소(목포방향)이다. 그 가게가 정확히 어디였는지 긴가민가했는데 기억을 더듬어서 찾아냈다. 프랜차이즈 커피집들 제발 이 정도만 해주면 안되겠니? 12월 31일. 본가 동네에 도착하자마자 친구집에 갔다. 고맙게도.. 2023. 1. 1. [Tea] 카렐차펙_가든파티(Karel Capek_Garden party) 고맙게도 친구가 도쿄 여행에서 카렐차펙 홍차를 사다주었다. 서로 다른 열가지 티백인데 하나씩 리뷰하려고 한다. 새해 첫날의 홍차는 뭘로 시작해볼까 하다가 다른 것은 좀 찐득하게 달달한 계열인 것 같아보여서 상대적으로 산뜻할 것 같은 '가든 파티'를 골랐다. 봄날의 햇살같아 보이는 홍차. 설명은 모두 일본어로 되어 있다. 한자문화권 외국인으로서 굳이 번역을 하지 않아도 레시피는 얼추 유추가 가능하지만, 설명도 궁금하니까 파파고에게 이미지 번역을 시켜봤다. 대강 스리랑카 누와라엘리야 홍차 100%에 장미&복숭아 가향을 했다는 말인 것 같다. 작은 피라미드 티백이다. 자세히 보면 푸른 콘플라워(수레국화) 잎도 들어있다. 스트레이트로 마실 경우 200ml에 4분 우려내라고 해서 시키는대로 해봤다. 우려내는 시간.. 2023. 1. 1. [Lifelog] 연말모임의 시즌, 법률번역전문가과정 수료, 쿤쏨차이 (20221211-20221225) 별 일이 없었어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뭐 이것저것 모임도 많고 정신이 없었는데, 대충 쓰면 될 것을 제대로 정리해서 어떤 단일한 주제를 뽑으려고 하다 보니 자꾸 미루게 되는 것 같다. 내년부터는 있었던 아무 일에 대한 짧은 느낌이라도 일단 기록해보는 방식으로 바꿔봐야겠다. 일 년 전체를 생각해보면 모든 순간이 노동이로구나 생각하면서 보내는 날들이 대부분이라도 이 시기에는 대개 마음이 톡톡해지는 날들이 많다. 아 인간 싫어~~나도 너한테 호의를 바라지 않을 테니까 제발 너도 나한테 상냥함을 기대하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줘~~~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편인데 12월은 아무래도 이래저래 심란한 와중에도 아끼는 사람들의 곁으로 돌아가 마냥 머물고만 싶은 계절이다. 귀여운 노무사 동기들하고 즐거운.. 2022. 12. 28. [영화 리뷰]《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2021)》, 김세인 11월의 영화 EEAAO에서는 갈등하는 모녀 이블린과 조이가 등장한다. 모녀의 갈등은 온 우주를 위기로 몰아넣게 되지만, 이민자 가정의 세대 갈등은 특별히 보편성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또한 확실히 이블린은 조이를 사랑한다. 조이는 거대한 악의 화신인 '조부 투파키'이니 지금 죽여야만 한다면서 아버지가 이블린에게 칼을 쥐어주었을 때에 이블린은 마치 이삭을 번제물로 바쳐야 하는 아브라함과 같은 모습으로 잠깐 갈등하지만, 결국 조이를 죽이지 못하고 조이를 묶어뒀던 테이프만 칼로 끊어주고 만다. 결말 역시 결국 모녀의 갈등이 봉합되면서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그러나 12월의 영화 의 모녀 수경과 이정의 갈등은 파국으로 시작해서 돌이키기 어려운 악화일로를 걷는다. 둘의 관계는 관객에게 당혹감을 준다. 정도의 차이.. 2022. 12. 7. [Tea] 로네펠트_루이보스 오렌지 크림(Ronnefeldt_Rooibos Orange-Sahne) / 오이 샌드위치 "차나 한잔 하자"라고 할 때 말하는 광의의 '차'에는 포함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루이보스 오렌지 크림은 '찻잎'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아 엄밀히 말하면 차(tea)는 아니다. 루이보스, 캐모마일, 페퍼민트, 라벤더 등 허브나 과일을 물에 우려낸 것은 인퓨전(infusion)에 속한다. 독일에서 식료품 사다 보면 많이 보게 되는 'Sahne'라는 단어는 크림이라는 뜻이다. 종이포장에 담긴 걸로 샀는데 다 먹은 로네펠트 틴에 넣어뒀다. 성분은 루이보스, 오렌지 껍질, 바닐라향이 첨가되어있다. 200ml에 3g 넣으라고 되어 있는데 600ml에 30g쯤 넣은 것 같다. 홍차가 아니라서 좀 많이 넣거나 시간 초과해도 떫은맛이 안 나서 큰 차이는 없다. 오렌지 껍질 알갱이가 보인다. 수색은 짙은 오렌지색이다. 오.. 2022. 12. 4. [Lifelog]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평균과 보편을 생각할 때마다 언제나 마음은 날카롭고 조급해진다. 내가 서툴고 무력하고 뒤처졌다는 감각을 견디기 어려워한다는 것을 안다. 본업은 본업이니까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내가 잘하지 않으면 곧바로 남의 인생이 피곤해지는 게 표가 나는 일을 하다 보니 그런 욕심은 직업윤리의 측면에서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생을 좀 더 다채롭고 즐겁게 살아보려고 배우는 취미활동에서조차 나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느리거나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니까 그게 무엇이었든, 먹고사는 문제나 나의 사회적 평판과 관련이 있든 없든, 서른 즈음의 나는 내가 무엇인가에서 평균 이하라는 것을 알게 되면 반사적으로 자괴감 내지 위기감을 느끼는 참으로 인생 피곤하게 사는 인간이.. 2022. 12. 1. 이전 1 2 3 4 5 6 7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