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log/먹는 존재

[Lifelog] 생일주간 : 만가타 MANGATA_북촌_스칸디나비안 레스토랑

by 노무사 송글 2022. 3. 22.
728x90

생일 주간에 애인 분이 신기하고 맛있는 음식을 사줬다.
스칸디나비안 레스토랑을 예약했다고 해서 쫄래쫄래 따라갔다.
가게는 북촌에 있는 모던한 한옥 건물이었다.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신비한 간판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서 문을 열면 나타나는 비밀스러운 안가 같은 느낌의 신비로운(!) 장소였다.
그런데 나는 너무 춥고 배고팠고...예약에 늦어서 호다닥 들어가느라 찍지 못했고 음식 사진만 열심히 찍었다.


테이스팅 코스를 주문했는데, 각 음식에 대해서 재료 소개는 해주셨으나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사실 이름 자체를 말해주지 않으신 것 같기도 하다).

절인 오이채, 레몬, 블루베리 판나코타를 곁들인 표고버섯 볼.
애피타이저인데 이날 먹은 것중에 제일 맛있었다.
레몬은 즙을 짜서 먹는 게 아니라 특이하게도 과육을 잘라서 같이 먹어보라고 설명해주셨다.
시키는 대로 따라해보니 단맛과 신맛, 표고버섯의 감칠맛이 잘어울렸다.
레몬껍질 빼고 싹싹 다 먹었다.

목이버섯 튀김과 펜넬, 딜, 컬리플라워를 곁들인 항정살 스테이크와 산가지 퓨레.
예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항정살은 스테이크로 먹기에 별로인 부위라고 생각한다.
기름기가 너무 많아서 그릇으로 옮기면 어쩔 수 없이 굳기도 하니 그냥 불판에 바짝 구워서 바로 먹는게 제일 나은 것 같다.
내가 고기 냄새에 예민한 탓도 있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약간 나는 편이었다. 그래도 펜넬과 딜 향이 잡아줘서 나쁘지는 않았다.
가지퓨레는 특별한 인상이 남는 맛은 아니었지만 약간 새콤달콤..
목이버섯 튀김은 바삭! 하고 소리가 날 만큼 약간 딱딱하다.

딜 오일, 마카다미아를 올린 차가운 그린빈 수프.
고소하고 달짝지근하고 향긋하고 맛있었다! 두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음식.

당근퓨레, 흑미튀밥, 케일칩과 피클을 곁들인 오리 스테이크.
소고기 안심 같은 질감이었다. 껍질이 겉은 바삭 속은 쫄깃하게 잘 익었다.
고소한 것들의 향연과 고기라니..! 피클이...두 조각이었으면 딱 좋았을텐데...!
나약하게도 배불러서 다 못먹고 하나는 애인에게 패스

자색고구마 아이스크림.
딱 예상 가능한 맛이다.
밑에 깔린 건 크럼블인데 아이스크림에 크럼블이든 견과류든 뭔가 텁텁한 걸 올리는 거 개인적으로는 불호..


앗 식전빵이 특이하고 맛있었는데 찍는 걸 깜빡했다.
훈연해서 구웠고 소금 간이 되어 있다고 따로 발사믹이나 오일을 주지 않으셨는데, 랍상소우총 같은 묘한 훈연향과 짭짤함이 특이하고 맛있었다.

결론적으로 이 집에서 제일 맛있었던 메뉴 세가지 : 식전빵, 표고버섯 볼, 그린빈 수프

분위기가 고요하고 아름다워 봄밤에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그리고 옆집에 블루보틀도 있다.
나는 또 완전 보수적으로 핸드드립 시키면서 애인한테 너는 콜드브루 블루베리피즈 도전해보라고 종용했는데 맛이 의외로 괜찮아서 놀랐음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