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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log/먹는 존재

[Lifelog] Ori_해방촌_와인바/양식

by 노무사 송글 2022.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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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 : 네이버

방문자리뷰 518 · 블로그리뷰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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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같지 않은 일주일이었다.
외근 가는 중인데 계속 일이 쏟아져서 가는 길 버스에서도 일했고, 올라오는 길에도 일했다.
너무 밀도있게 보내서 한 주가 중간쯤 지나가는데도 아직 중간밖에 안됐나 싶은 그런 주간이었다.

그런 나날들의 중간에, 무려 평일 저녁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헐레벌떡 일을 털고 간신히 퇴근해서 해방촌으로 달려갔다.
요즘 너무 바빠서 늦을 것 같다고 했는데 의외로 2등으로 도착해서 머쓱...

테라스 자리에 앉으니 어디 여행온 것 같은 분위기

 

대부분 내추럴와인이었다.
적당히 가격이 제일 괜찮은 것을 골랐는데 바디감이 적고 산뜻한 평일저녁용! 와인이었다.
늦퇴하는 친구들이 올때까지...일단 배고프니까 브루스케타 시켜서 먹고있기로 했다.
트러플+프로슈토+크림치즈 맛인데 엄청 맛있음

 

우니크림파스타.
와 나 음식사진 진짜 못찍는구나.
매생이가 들어있다는 것은 음식이 나오고서야 알았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바다맛이다. 김에 싸서 맛간장같은 소스에 찍어먹는데, 묘하게 야끼소바스러운 재질

 

서양식 오징어순대.
안에 크림치즈같은 소가 가득차있고 이태리파슬리인 것 같은 잎이 잔뜩 올라가있다.
레몬을 뿌려서 밑에 깔린 당근라페랑 같이 먹으면 조합이 굉장히 좋다. 화이트와인이랑 잘어울릴듯


 

토마토소스 뇨끼

감자를 안넣고 치즈만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신기하게 감자처럼 포슬포슬한 맛도 났다.

식감 굿

 

 

 

펜넬피클과 양파잼을 곁들인 이베리코 목살 스테이크.
로즈마리 향이 정말 진---하게 잘 배었다.
이베리코는 역시 소고기 뺨친다.

지금 이 상황은 꿈인가? 하면서 몽롱한 기분으로 와인을 다 비우고 아쉽게 짧은 평일의 모임을 끝냈다.
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띠동갑이다.
힘들지 않은 고등학교 시절은 없다. 그렇지만 이들과 같은 기숙사에 살고 같은 수업을 듣고 운동장을 뛰고 야식을 먹고 노래하고 춤추던 3년이 나에게 남긴 자국들을 돌아보면 가끔 울컥하도록 그립다.
언젠가 우리가 지상을 떠날 때에 이 땅에 남아있을 것은 우리에 대한 아직 남아있는 누군가의 기억 뿐이다.
1년에 겨우 한두 번을 만나거나 각자 살아가느라 종종 그보다 더한 공백이 생기곤 해도 언젠가는 문득 생각이 나고 소식이 궁금해지고 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마을버스타고 지나가다가 재빨리 찍은 분위기깡패 사진




+오는 길에 우니크림파스타가 너무 맛있어서 성게에 대해서 검색해보다가 TMI를 알게됐다.
성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등불(Aristotle's lantern)이라고 부르는 입을 갖고 있다는 사실.
정말 오지랖을 안부린 구석이 없는 우리의 아리스토텔레스 선생님.
부처님오신날 연등이 예쁘게 거리에 매달린 풍경을 보면서 돌아오는데 그래 좀 등불같이 생기기는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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