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기 2주쯤 전부터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통계데이터과학과 중간과제 제출기간이기도 했으며 회사에서도 일이 꽤 있었다. 그래서 잠을 몇 시간 못 잔 날도 있고 짐 싸다 지쳐서 제대로 씻지도 않고 그냥 잠들기도 했다.
은지가 도와준다고 이사 일주일 전에 왔는데 이사 직전까지 써야 할 물건들도 있고 그래서 걍 같이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고 (난장판인 집에서) 자고 일어난 다음에 청계천 야외도서관에서 놀았다.

카박사의 불란서인 사수가 알려줘서 처음 가본 이후 세 번째 방문한 야마뜨는 여전히 재한 불란서인들이 고향음식을 먹으러 오는 사랑방인 듯했다. 물론 갈레뜨도 맛있었지만 여기 크레페가 진짜 미친놈입니다
크레페를 보면 사야 하는 병에 걸린 친구를 뒀다는 핑계로 주문한 건데 내가 더 호들갑 떨면서 먹었다. (캐러멜 크레페 + 바나나 추가 몹시 추천) 하나 더 시킬걸..
푸드샷을 찍으면 연속혈당측정기 연동된 앱(파스타)에서 AI로 이 음식이 뭔지 인식을 해주는데 그 친구 말로는 메밀전이라고 한다; 어..그래..대충 맞아..
[카카오맵] 야마뜨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5길 25-10 1층 (서교동)
https://kko.kakao.com/rLwLoHRc66
야마뜨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5길 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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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왔는데 (이 밀크티는 대학동에서 시작되어..) 합정으로 떠나간 승승밀크티에 안 가볼 수가 없었다. 내 수험시절의 작은 기쁨이었는데 아직도 비슷한 맛을 구현하는 곳을 못 찾겠다.

24시간 무인가게가 되어 있었고 밀크티 팩에 Basic이었나 뭔가 품목이 적혀 있는데 그걸 네임펜이 아니라 웬 수성싸인펜으로 쓰셨는지^^... 소중한 에코백에 검댕이 묻어서 몹시 열받았지만 맛있어서 참았다 쒸익
집에 와서 은지랑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그래 이거지ㅠㅠ하면서 울면서 마셨다 한팩 더 사 올걸 왜 두팩만 샀을까
[카카오맵] 승승밀크티
서울 마포구 포은로 39 1층 1호 (합정동)
https://kko.kakao.com/UxT5tiM9Hp
승승밀크티
서울 마포구 포은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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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이삿짐 싸야징!
(추억의 물건들을 찾아 감상에 젖느라 짐 못쌈)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주신 거라 버리지 못한 빈 봉투

2010년에 산 애물단지 노트북 HDD 셀프 파기하기 (엄청 힘듦, 별모양 특수드라이버 없으면 알루미늄판 찢어 뜯어서 내부에 있는 하드디스크를 깨부숴야 함, 유리파편 장난 아님, 이 과정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 16년을 데리고 있다가 드디어 처리함)

이사하는 참에 안 입는 옷들을 좀 버리려고 리클에 헌 옷수거 신청을 했는데 런드리고가 이걸 자기네 런드렛이랑 같이 가져가버린 다음 빨래해서 입을 옷이랑 섞어 고이 접어서 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쓰레기를 돈 주고 빨래한 사람 됨.. 이사준비로 바쁘고 빨래할 틈 없어서 생활빨래 맡긴 건데 버릴 옷 다시 고르는 노동을 하게 됨.. 몹시 열받았는데 유선 고객센터가 없어졌다고 해서 뚜껑 열리는 줄 ㅎㅎㅎㅎㅎ
나는 몇 년 전에 런드리고 서비스에 감동받아서 아무것도 받아먹은 것도 없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이런 후기도 쓴 적이 있는 사람인데
[Lifelog] 런드리고 LaundryGo : 내 통장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점심시간 스몰토크를 하다보면 자꾸 생활정보에 대한 얘기가 나오게 된다. 법인 동료 노무사님이 나한테 이것저것 뭔가 새로운 앱 많이 써본다고 얼리어답터같다고 하셨다. 나는 내가 지갑을
scholabour.tistory.com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이번에 서비스품질이 심히 악화됐다고 느껴져서 실망 그 자체였다.
겨울 코트 드라이 맡겼는데 택이 하나같이 엄청나게 구겨지고 꼬이고 뒤집혀있어서 이게 뭔가 싶었는데 뭔 원터치 RFID라고 스테이플러 찍힌 태그 없는 기술을 도입했다는 걸 자랑하고 있었다. 받는 입장에서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운동화 빨래도 한번 맡겨봤는데 합성피혁 운동화도 일반운동화가 아닌 세무/가죽 운동화로 멋대로 분류해서 비싸게 과금해버림; 저기요.. 거기까지도 불쾌했는데 매직블록으로 가볍게 문질러도 지워지는 얼룩은 물론 신발 바닥에 박힌 조그만 돌멩이조차 빠지지 않은 상태로 돌아왔다.
블라인드랑 여러 커뮤니티에 요즘 괴담 많이 올라오더라..

수험생활을 위해 들어왔고 합격 후에도 몇 년을 살던 동네를 드디어 떠났다. 상경하고 12년이 넘었는데 1년은 외국에 있었고 절반은 다녔던 대학 근처에서, 절반은 두 번째로 정착한 이 동네에서 살았다. 떠날 때마다 감상에 젖기에 이사는 너무 바쁘고 피곤한 일이라 늘 일단 급히 떠나고 난 다음에 그곳에 살았던 시절을 곱씹는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많이 헤맸다. 그리고 이 동네에서는 살면서 제일 몸이 아프고, 초라하고,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다. 수험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합격한 이후에도 계속 그랬다. 더 나아지고 싶고 잘나고 싶어서 끊임없이 애쓰느라 마음에 바람 잘 날 없었다.

혼자 사는 마지막 집을 비우면서 옛날에 받은 편지들도 일기들도 읽었다. 스물네 살의 나는 앞으로 너무나 잘 살아보고 싶어서 서른 살의 자신이 마음에 안 들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비장한 마음으로 살아서 하마터면 진짜로 죽여버릴 뻔한 적도 있었지만 어쨌든 무사히 서른을 넘었다. 조금만 더 살아봐야지 조금만 더 살아봐야지 그러다가 얼레벌레 끝까지 살고 그러는 거겠지
너무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스쳐 지나갔구나. 긴긴 20대였다. 잘한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고 돌아가면 다르게 할 결정들도 있고 그렇다.
정말 헤맨 만큼 다 내 땅이 되었나? 어떤 때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그저 없었으면 더 좋았을 고통인 것 같기도 하고, 헤매는 동안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일 년에 몇 안 되는 좋은 날씨를 놓칠 수 없어서 점심시간에 혼자 샌드위치 먹고 산책하고 끝내주는 시간을 보냈다. 회사사람들 잘 안 마주칠 수 있는 조용한 산책로를 찾았지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는 중
함께 지내는 일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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